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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음악 페스티벌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코첼라 페스티벌을 모르는 사람이 없고, 한국 역시 실내외를 막론하고 사계절 내내 다채로운 음악 페스티벌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서울재즈페스티벌은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음악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매년 공개되는 서재페 라인업을 보면 아이돌 그룹이나 대중적인 아티스트들이 등장합니다. 왜 재즈페스티벌인데 아이돌들이 출연하는지 같이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공연 관련 일러스트 이미지 < 출처 : 카카오페이 >
< 출처 : 카카오페이 >

 

 

 

1. 재즈 뒤에 물음표가 붙다.

2007년, 세종문화회관에서 소박한 공연으로 첫발을 내디뎐던 서울재즈페스티벌은 당시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과 함께 국내 초기 재즈 페스티벌의 인기를 견인했습니다. 하지만 2012년, 페스티벌은 현재 올림픽공원으로 무대를 옮기며 본격적으로 몸집을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야외 페스티벌의 성격을 갖추게 되면서 재즈 아티스트만으로는 광활한 공간을 채우는 데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아티스트 섭외의 어려움만큼이나, 이 넓은 공간을 가득 메울 관객을 모으는 것은 더욱 큰 숙제였습니다. 결국 서재페의 선택은 비-재즈 아티스트의 영입이었습니다. 다행히 이러한 전략은 페스티벌의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기준 약 3천여 석으로 시작한 페스티벌은 2012년 공연장 변경과 함께 사흘간 약 3만 명의 관객을 모았습니다.

 

2015년에는 관람객 5만 명을 달성하며 국내 페스티벌 가운데 유일한 흑자 페스티벌이라는 영예도 안았습니다.

 

 

 

2. 페스티벌만큼 재즈도 성장하는 걸까?

물론 재즈는 탄탄한 팬층을 보유한 매력적인 장르입니다만 안타깝게도 그때도 지금도 누구나 쉽게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대중적인 음악은 아니라는 현실적인 벽이 있습니다. 그것이 재즈를 향한 고정관념일 수도 혹은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일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재즈페스티벌에서 관객을 모으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서울재즈페스티벌이 경우만 놓고 보더라도, 축제의 성장에 인지도 높은 비-재즈 아티스트의 티켓 파워가 크게 기여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즈의 색채가 옅어진 페스티벌에 아쉬움을 표하는 팬들의 목소리도 존재합니다. 어쿠스틱 팝부터 국내 최정상 대중음악 아티스트까지. 라인업이 다채로워질수록 오히려 재즈페스티벌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재즈 음악을 접하기 어려워지는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가 커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페스티벌 측에서도 이러한 고민을 모르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그들은 재즈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더 많은 관객과 함께 호흡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재즈 아티스트는 주로 88 잔디마당에, 비-재즈 아티스트는 KSPO DOME((구) 체조경기장)에 중점적으로 배치하는 방식으로 관객들의 다양한 취향을 고려한 동선을 새롭게 구성하는 것입니다. 이는 재즈라는 끈을 놓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장르가 함께 어우러져 오래도록 지속될 수 있는 축제를 만들고자 하는 그들의 고민과 의지를 보여주는 예시입니다.

 

 

 

3. 서울재즈페스티벌 - 성장의 비결은 존중

전문성과 대중성, 깊이와 확산 사이에서 후자를 택한 서울재즈페스티벌은 지금도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올해 2025년 라인업을 한번 살표 보기로 하겠습니다. 페스티벌의 상징인 88 잔디마당 헤드라이너는 사흘간 각각 존 박 with Jazz Band(금), 대니 구 재즈 크루(토), 권진아 밴드 Little Jazz Session(일)입니다.


모두 전통적인 재즈 아티스트라고 하긴 어렵지만, 대니 구와 존 박, 권진아의 이름 뒤에 붙은 표기를 유심히 보면 with Jazz Band, 재즈 크루, Little Jazz Session가 붙어 있습니다. 이는 세 아티스트가 기존 자신의 음악을 재즈 편성으로 새롭게 편곡하여 페스티벌 관객들과 함께하겠다는, 그 무엇보다 분명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의심의 눈초리에도 불구하고 서울재즈페스티벌을 찾는 비-재즈 아티스트가 점차 다양해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재즈와 페스티벌을 존중하는 기존 비-재즈 출연자들의 진지한 태도 덕분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재즈페스티벌의 재즈가 장르보다 음악을 대하는 진지한 태도를 뜻하게 되는 그날까지, 모두 함께 음악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직접적인 영향은 아니더라도, 2019년 슈퍼주니어 규현의 진지했던 무대가 2025년 NCT 도영을, 2024년 데이식스의 열정이 2025년 씨엔블루를 서울재즈페스티벌로 이끈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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