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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이 만나는 즐거운 명절, 언제부턴가 부담으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한 상 가득 음식을 만들어야 하고 차례상에 놓는 규칙도 복잡합니다. 차례상 예법은 어디까지 지켜야 하는 걸까? 유교 전문가 성균관에서 명쾌하게 해답을 내놓았습니다.
1. 전은 안부쳐도 됩니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는 지난해 추석 차례상 표준안을 발표했습니다. 명절마다 발생하는 갈등을 종결하기 위해서입니다. 발표된 차례상은 우라기 알던 모습보다 훨씬 간단합니다. 과일, 나물, 구이, 송편, 김치, 술까지 여섯 가지 음식은 기본이고, 원한다면 고기나 생선, 떡 등을 추가할 수 있다고 합니다.
< 추석 차례상 표준안 >
Q. 추석 차례상에 샤인머스캣을 올려도 될까?
A. 네. 치킨, 피자도 올려도 됩니다.
명절마다 한 바구니씩 부치던 전도 없습니다. 전을 부치고 싶다면 가족들이 먹을 만큼만 만들고, 전을 올린다면 구이를 빼도 됩니다. 올려야 하는 음식이 꼭 정해져 있기보다는, 조상이 드실 음식을 정성껏 차리는 게 핵심이라고 합니다. 예법에도 기제사가 아닌 차례에 대해서는 계절에 나는 과일을 올리라는 정도로 간단하게 적혀있습니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장은 개인적으로 피자나 치킨을 올리는 것도 찬성이라고 말했습니다.
1) 기제사와 차례의 차이점
① 기제사 : 조상이 돌아가신 날에 맞춰 지내는 제사로, 못다한 효를 다하기 위해 음식을 정성껏 준비하는 문화가 남아있습니다.
② 차례 : 명절에 지내는 제사로, 말 그대로 차나 술을 올리는 간단한 제사를 뜻합니다.
2. 홍동백서도 근거 없습니다.
음식을 놓는 순서도 따로 정해져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원하는 대로 배치하면 됩니다. 그 동안 빨간 과일은 하얀 과일은 서쪽에 둬야 한다는 홍동백서나, 차례상에는 대추, 밤, 배, 감을 꼭 올려야 한다는 조율이시가 차례상의 규칙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사실은 딱히 근거가 없는 표현이라고 합니다.
지금의 제사상, 100년도 안됐습니다.
제사상이 화려해진 전 조선시대 말기부터라고 합니다. 원래 서민은 부모까지만 제사를 지내고, 양반들은만 4대까지 제사를 지냈습니다. 그러다 신분제가 폐지되자 다들 양반처럼 제사를 지내기 시작했고, 무리해서 음식을 마련하는 문화가 생겼습니다.
3. 지방 안 써도 됩니다.
차례상에 올라가는 지방도 사진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지방은 종이에 한자로 고인의 이름과 직위, 제사를 지내는 사람과의 관계를 적은 위패를 말합니다. 예전에는 사진이 없었기 때문에 지방으로 차례의 대상을 표시한 건데, 지금은 고인의 영정사진을 올려도 된다고 합니다.
차례는 돌아가신 분을 기리는 동시에, 가족이 오랜만에 모여 화목을 도모하기 위한 전통합니다. 의례라는 형식 때문에 힘들게 일하고 얼굴을 붉히는 건 차례의 원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올해부터는 간소화된 차례상으로 스트레스 없는 명절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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