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고 부자, 지금은 구속

중국의 이야기입니다. 제가 가본 중국은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경제력 2위라는 수식어가 붙어있지만 막상 가보면 실상은 다릅니다. 빈익빈 부익부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그런 나라입니다. 이런 나라에서 2017년 포브스 선정한 아시아 최고 부자인 중국의 부동산 기업인 헝다가 포브스 선정 4년 후인 2021년, 빚을 갚지 못해 부도가 나아 그룹 주가는 폭락했고, 아시아 최고 부자였던 쉬자인 회장은 구속되었습니다. 중국 부동산 시장 전체가 영향을 받은 이 사건, 잘 나가던 헝다그룹은 어쩌다가 이렇게 무너진 걸까? 재미 삼아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출처 : 카카오페이 >

 

 

 

1. 중국 경제와 함께 폭풍성장한 헝다

헝다는 1996년 설립된 중국의 부동산 기업입니다. 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건설과 인프라 투자를 크게 늘리면서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고 전 세계 280개 도시에 건물을 지었고, 직원만 20만 명에 달했습니다. 헝다그룹은 대출을 받아 땅을 사서 집을 짓고 선분양해 팔면서 큰 이익을 남겼습니다. 중산층 이상을 타깃으로 지방 소도시에 빠르게 아파트를 짓고 싸게 공급하는 방식으로 단기간에 중국에서 2위 부동산 기업으로 올랐습니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는 중국의 아파트도 포화상태가 됐는데 부동산만으로는 이런 성장세를 유지하기 어려워진 헝다는 문어발식 사업확장에 나섰고 금융, 식품, 레저, 자동차 등으로 영역을 넓혔고, 프로축구팀을 인수한 후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세계 최대의 축구 학교까지 세웠습니다.

 

 

 

2. 빚으로 쌓은 모래성

헝다그룹의 성장 방식은 부동산 호황이 계속되어야만 유지될 수 있습니다. 주택 선분양으로 받은 계약금을 투자금으로 이용하고, 회사채 발행과 은행 대출 등 차입에 의존해 덩치를 키워왔기 때문입니다. 헝다의 부채비율은 최대 700%까지 치솟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2020년 중국 정부가 부동산 대출 규제를 시작했고 너무 높아진 집값을 안정시키고 금융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 부채비율이 높은 부동산 기업에 대한 대출을 제한했습니다. 돈을 빌릴 곳이 없자 헝다가 짓고 있던 아파트의 완공이 지연되었고 투자를 받아 신차를 출시할 예정이었던 헝다자동차의 주가도 마찬가지로 폭락했습니다. 결국 2021년 헝다는 이자 지급 중단을 발표하며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져 헝다의 위기로 중국 전역에서 주택건설이 중단되고 부동산 업계 전반이 침체되었습니다.

 

 

 

3. 상처만 남기고 사라진 중국 부동산 전설

결국 헝다그룹은 파산 절차를 밟습니다. 2022년 투자자들은 돈을 돌려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뾰족한 회생 방안이 없었던 헝다는 결국 청산 명령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홍콩 고등법원은 한화 443조 원에 이르는 빚을 진 헝다에게 회사를 완전히 해체하고, 남은 재산은 주주와 채권자 등에게 나눠주라고 명령했습니다. 중국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큽니다. 가장 큰 내수산업인 부동산 시장은 계속 위축되고 있고, 헝다가 건설 중인 아파트가 준공되지 않을 경우 분양을 받은 사람들이 반발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또 청산 절차를 진행한다고 해도 채무를 얼마나 회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합니다. 헝다의 파산은 아무리 거대한 기업이어도 더 이상 대마불사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교훈을 남겼습니다.

 

< 대마불사 >

큰 말은 죽지 않는다는 뜻. 기업이 사실상 도산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영향이 너무 커서 정부가 어떻게든 살려주는 상황을 말합니다.

다행히 헝다에 투자한 우리나라 자본은 크지 않다고 하는데 국내 건설 기업들도 올해 유동성 위기를 겪은 만큼 우리나라도 부실 문제를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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